내 인생행로가 여기까지 이르는 데에는 몇 번의 사건이 있었다. 그 첫 번째 사건의 계기가 된 것은 작은 문고판의 『장자』와 『도덕경』이다. 감수성이 한참 예민한 청소년기에 이것을 읽고 ‘무위자연의 대도?’를 실현하기 위해 입산했다. 물론 실현하지 못하고 바로 하산하기는 하였으나, 그 덕에 정규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다.
지금은 이것을 읽어도 그때와 같은 감동이 없다. 나이가 들어 무디어진 탓도 있으나, 아마도 잡다한 지식이 많아진 때문인 듯하다. 이제는 쓸모 없는 것들이 머리를 메워 도가 어디에 묻혀 있는지조차 알 수가 없다. 역시 『도덕경』에서 주창하듯이 ‘학문을 하는 것은 나날이 보태는 것이며, 도를 실행하는 것은 나날이 덜어내는 것이다’라는 말이 맞다.
고전을 이해하는 방식은 다양하나, 『도덕경』과 같은 짧은 경구가 촌철살인하는 듯한 충격으로 가슴에 꽂히려면, 부차적인 지식이 너무 많은 것도 장애가 될 수 있다. 특히 너무 많은 현학적인 주석과 현란한 해설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는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격이다.
이러한 폐단을 겪어본 역자는 다음과 같은 관점으로 『도덕경』을 번역하고 해설하였다.
1. 특정 판본에 한정하지 않으며, 말과 뜻이 통하는 판본을 채택하여 번역하였다.
2. 가급적 주석을 달지 않으며, 해설 없이 이해할 수 있도록 번역하였다.
3. 한글로 운율을 살리려고 원문은 문법에 맞지 않게 구절을 나누기도 하였다.
4. 4. 도론과 5. 덕론은 『도덕경』에 한정하며, 의미를 확대하지 않았다.
이러한 원칙을 두고 번역한 이 역서에서 내단(內丹) 사상 등은 역자의 독창적인 해석임을 밝혀둔다.
역자 서문·
「도경」 『도덕경』 1∼37장
「덕경」 『도덕경』 38∼81장
노자와 『도덕경』
도론 : 도란 무엇인가
1) 도는 알기 어렵다
2) 도는 만물의 근원이다
3) 도는 만물을 지배한다
4) 도의 작용은 음양이다
5) 도는 스스로 그러한 것이다
덕론 :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1). 덕은 도를 따르는 것이다
2). 생명을 소중히 하여라
3). 시비분별을 버려라
4). 욕심을 버려라
5). 자신을 낮춰라
6). 무위해라
7). 소박한 본성을 드러내라